삼성 파운드리, 8나노 2세대 공정 연내 선보인다

수천억원짜리 기계 한 대가 칩 한 장의 원가를 밀어 올린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그 기계 없이 찍는 칩을 다시 꺼내 들었다. 나온 지 8년이 넘은 8나노 공정을 한 세대 더 이어가는 8LPU+가 연내 공개된다.
삼성 8나노는 2017년 '8LPP' 개발로 본격화됐다. 이 공정은 삼성 미세공정에서 EUV 직전의 마지막 DUV 세대다. DUV는 심자외선 노광 장비, 즉 웨이퍼 위에 회로를 빛으로 새기는 기계를 뜻한다. 2018년에는 성능과 밀도를 강화한 8LPU가 나왔고, 이번 8LPU+는 그 두 번째 세대다. 현재 선단 공정들은 이 핵심 층에 EUV 노광기가 필수인데, 장비를 만들 수 있는 곳은 ASML 한 곳뿐이라 공급도 제한적이다.
개선 폭은 업계 전언 기준으로 전 세대 대비 성능 12% 향상, 전력 15% 감소, 로직 면적 8% 축소 수준이다. 칩을 작게 만드는 데도 공을 들였다. 엣지 AI 칩에서는 바깥과 신호를 주고받는 입출력(I/O) 회로와,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남는 내장 기억장치(eNVM)가 면적을 많이 차지한다. 8LPU+는 3.3V 플래너 I/O 소자를 붙여 I/O 면적을 약 10% 줄였다. 시동이 꺼진 차나 대기 중인 로봇에서 새는 전류, 즉 대기 누설도 초저누설 S램과 고문턱전압 소자로 잡았다. 전원 없이도 데이터가 남는 자성 메모리 eMRAM은 전장 등급 1(AG1) 수준으로 쓰였고, 비트셀 면적은 0.017㎛², 밀도는 약 20Mb/㎟다.
이 칩이 겨냥하는 곳은 자동차와 산업용 로봇이다. 최근 자동차는 차를 구역(Zone)으로 나누고 구역마다 제어기를 두는 'ZCU 아키텍처'를 쓰기 시작했고, 이 설계를 택하면 문, 차체, 파워트레인 등 구역마다 들어갈 제어기가 늘어난다. 기존 8나노 고객과 전장 인증을 원하는 팹리스, 디자인하우스가 먼저 수혜를 볼 것으로 업계는 본다. 이미 8나노 eMRAM으로 엣지 AI 칩을 시험해 본 국내외 업체가 있다는 점도 도입 장벽을 낮춘다. 다만 양산이 언제 시작되는지, 가격이 얼마인지, 어떤 고객이 쓰는지는 이번 보도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수치는 모두 업계 전언이며 독립 기관의 검증을 거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 공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최신 장비를 들이지 않고도 쓸 수 있는 칩이 자동차 한 대에 더 많이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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