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6 로봇, 침대·정원·수영장까지 확장
침대를 두드리며 지나가는 납작한 로봇, 잔디를 깎는 궤도형 기기, 수영장 수면의 낙엽을 건지는 장치가 한 무대에 올랐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로봇 런웨이’에서는 침대·정원·수영장 청소와 촬영을 겨냥한 목적형 로봇이 공개됐다. 사람 한 명의 일을 통째로 복제하기보다, 정해진 환경에서 한 가지 작업을 끝내려는 제품들이다.
정원은 변화가 가장 빠른 영역이다. 기존 로봇 잔디깎이는 경계를 따라 전선을 묻거나 별도 위치 기준 장치를 설치해야 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카메라와 라이다(LiDAR·지형과 경계를 파악하는 센서)로 장애물과 공간을 읽는 제품들이 등장했다. 앤커의 유피는 정원을 3차원으로 지도화해 매설형 경계선이나 별도 기지국 없이 움직이고, 세그웨이 나비모우는 본체 측면의 절단부로 가장자리까지 깎는다. 안스봇은 잔디를 깎고, 잘게 부수고, 모으고, 쓸어내는 네 가지 작업을 한 기기에 묶었다.
수영장에도 작업이 나뉘어 들어갔다. 에이퍼의 스쿠버 시리즈는 바닥과 벽, 수면 경계를 청소하고 에코서퍼는 물 위의 낙엽과 이물질을 수거한다. 와이봇은 카메라로 오염물을 인식하고 수영장 내부를 지도화한다. 침대에서는 중국 크리에이툴라이즈의 X1 Pro가 바닥용 로봇청소기의 자율주행 구조를 매트리스 위로 옮겼다. 침구를 두드리고 흡입하면서 UV-C 살균까지 수행하며, 침대 위에 올려놓고 작동시키는 방식이다.
로봇이 대신하는 일은 가사노동에 그치지 않는다. 후버에어의 VERSA는 손에 들면 3축 짐벌 카메라로, 비행 모듈을 결합하면 사용자를 따라다니는 촬영 기기로 바뀐다. 엑스봇고의 팔콘은 10종 이상의 스포츠를 AI로 인식해 선수와 경기 흐름을 따라가고, 360도 회전 짐벌로 4K 영상을 기록한 뒤 주요 장면을 자동으로 골라 편집한다. 촬영자를 따로 구하기 어려운 여행, 가족 촬영, 1인 콘텐츠 제작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분명해진 셈이다.
구체적으로 달라지는 점은 로봇의 모양보다 작업의 완결성이다. 중국 xLean의 TR1은 반복적인 바닥 청소는 자율주행으로 처리하다가 큰 오염물이나 사람이 직접 다루고 싶은 구역에서는 1초 만에 손잡이형 청소기로 바뀐다. 정원이 있는 가정은 가장자리 마감과 낙엽 수거를, 침대를 청소하는 사람은 반복적인 밀기 작업을 덜 수 있고, 공장에서는 걷는 휴머노이드 대신 바퀴형 플랫폼과 양팔을 결합한 로봇이 물류·조립을 맡을 수 있다. 유피는 5월부터 유럽 판매를 시작했고 X1 Pro는 지난달 일본 마쿠아케에서 선행 판매에 들어갔지만, 전시 시연과 제조사 설명만으로 제품군 전체의 성능이 검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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